짧은 글

무심코 카톡

껌꺼 2020. 8. 12. 09:52

무심코

카카오톡 친구리스트를 들여다 본다

 

익숙한 이름들

익숙한 얼굴들

반가운 친구들

 

하나, 둘 넘기는 사진 속에

삶이 묻어있다

짧게 써 내려간 서명에

재치가 넘친다

 

같은 시간, 다른 공간에서

잘 살아가는 친구들

현실 아닌 가상에서 만나는

이 시간

묘하다.


아무 생각 없이 카카오톡 친구리스트를 보게 됐다.

친숙한 얼굴도 보이고 이름만 알고 있는 사람, 한번도 연락 없던 사람, 누구지? 라고 생각해보게 하는 사람.

사진을 하나하나 들여다 보는 동안 다들 참 재미있게 산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다가

문득 재미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한 사진 한 장.

바른 생활하는 사진.

흐트러짐 없는 사진.

잘 나온 사진(자연스럽지 않은, 꾸며진 미소 등)

 

짧은 시간이었지만

무심코 본 카톡 친구리스트.

그 속에 담긴 친구들의 삶에서

맛있게 먹고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빈 그릇을 보는 듯

잠시나마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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