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카카오톡 친구리스트를 들여다 본다
익숙한 이름들
익숙한 얼굴들
반가운 친구들
하나, 둘 넘기는 사진 속에
삶이 묻어있다
짧게 써 내려간 서명에
재치가 넘친다
같은 시간, 다른 공간에서
잘 살아가는 친구들
현실 아닌 가상에서 만나는
이 시간
묘하다.
아무 생각 없이 카카오톡 친구리스트를 보게 됐다.
친숙한 얼굴도 보이고 이름만 알고 있는 사람, 한번도 연락 없던 사람, 누구지? 라고 생각해보게 하는 사람.
사진을 하나하나 들여다 보는 동안 다들 참 재미있게 산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다가
문득 재미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한 사진 한 장.
바른 생활하는 사진.
흐트러짐 없는 사진.
잘 나온 사진(자연스럽지 않은, 꾸며진 미소 등)
짧은 시간이었지만
무심코 본 카톡 친구리스트.
그 속에 담긴 친구들의 삶에서
맛있게 먹고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빈 그릇을 보는 듯
잠시나마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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