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 벚꽃이 필 무렵
미세먼지로 온통 뿌옇던 서울 하늘에 "와~" 하고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듯했다.
파란하늘이 보였다.
몇 달 만에 보는 파란 하늘인가?
"우리 나라 하늘이 원래 이런 색이었는데"라며 오랜만의 푸른 하늘을 만끽하는 지인의 모습을 보며
"그래 이게 진정 우리나라 하늘 모습이지"라고 괜한 뿌듯함을 느꼈다.
꽃피는 봄에 딱 맞춰 제 모습을 보여준 하늘이 고맙기만 했다.
유모차를 타는 어린 아이에서부터 할아버지 할머니에 이르기 까지 얼굴 전체를 가리는 마스크가 왠지 불편해 보였는데
이제 창문을 열고 시원하게 바람을 맞으며 강변도로를 달려도 될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이대로 계속 맑은 하늘을 유지해 다오
바람도 가끔 불고, 비도 내려서 깨끗하게 씻어다오.
이런 맑은 날에는 산에 가야 한다.
불암산은 도심에 위치한 산 중 릿지등반을 하려는 산악인들에게 꾀 유명한 곳이다.
바위 곳곳에 암벽등반을 위해 박혀있는 저 볼트 들이 눈에 들어왔다. 자연회손이라 비난할 수도 있었지만 등반을 위한 사람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생명줄 같은 것이기에 가만히 눈감아주기로 했다.
깍아지를 듯한 바위를 뒤로하고 하늘을 바라보며 잠시 누웠다. 저 멀리 보이는 새는 날아다니는 생김새로 봐서는 독수리나 솔개쯤으로 생각 하겠지만 아니다. 까마귀다. 이날 바람이 무척 불었음에도 바람을 거슬러 이곳 저곳을 날아다니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불암산 정상에서 산아래를 내려다 보니 저 멀리 남산타워(서울타워)가 보인다.
이대로라면 인천앞바다도 보게되는거 아닌가 내심 기대를 해본다.
불암사 쪽으로 내려오는 길에 바위 틈 사이로 비스틈이 쓰러져 있으면서 온몸에 이끼로 덮여있는 개복숭아 나무가 멋지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사람들이 잘 들어가지 않는 등산로 밖이라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가까이 가서 보기로 했다.
바위에 올라가 정말 가까이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아름다움 그 자체다.
맑은 날씨 덕분에 멋진 꽃을 촬영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불암산을 수도없이 올라다녔지만 이곳에 와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석천암 마애미륵불상, 오늘은 시간상 입구에서 촬영한 것이 전부지만 다음기회에 더 자세히 들여다 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