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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행

못난 사진

나는 시골 깡 촌에서 자랐다.

그러고 보니 내 어릴 적 사진 중에는 못난 사진 하나 없다.

시골 깡 촌에 살아본 사람이라면 그 곳 삶이 어떠한지 짐작하리라.

겨울이면 제대로 씻지도 못해 늘 빨갛게 손이 부르트기 일수고, 콧물은 왜 그리도 잘 나는지.

입가엔 들이마셔도 자꾸만 흐르는 누런 콧물자국이 지나간 자리가 딱지를 이루고 있던 기억. 그런 모습들은 나보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기억 속에 더 많다는걸 안다.

민망한 사진 한 장 있을법한데,

추억이라 생각하며 웃어넘길 그런 사진 한 장 있을법한데 없다.

내 새끼 예쁘게 보이는 게 즐거움이고, 자랑이고, 힘이라 생각하신 부모님이 한없이 덮어주고, 감싸주고, 가려주셨다. 그래서 민망한 모습, 부끄러운 모습, 아픈 모습은 그들의 가슴에 묻고 웃는 모습, 행복해하는 모습, 자랑스런 모습만 사진으로 남겨 주셨다.

그래, 이 낡은 사진 속 자상한 모습이 나를 존재하게 했구나!

그래 덮어주자! 나도 덮어주자!

우리 부모님이 그러셨던 것처럼 안 좋은 모습일랑 내 기억 속에 묻어버리자.

굳이 꺼내야 할 기억이라면 좋은 것만 꺼내놓자!

아버지가 그랬듯이, 어머니가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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