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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

만약에

친구와 이런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 교과공부 내용중에 야곱이 아버지를 속이고 장자가 받을 축복을 받게 되는 장면을 두고 “만약에 야곱과 리브가가 이삭을 속이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 대화를 나누며 “하나님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가며 웃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삭이 이르되 내가 이제 늙어 어느 날 죽을는지 알지 못하니 그런즉 네 기구 곧 화살통과 활을 가지고 들에 가서 나를 위하여 사냥하여 내가 즐기는 별미를 만들어 내게로 가져와서 먹게 하여 내가 죽기 전에 내 마음껏 네게 축복하게 하라 이삭이 그의 아들 에서에게 말할 때에 리브가가 들었더니” 창 27:2-4

 

아버지 이삭이 에서에게 축복하려는 시도는 장자권을 에서에게 주겠다는 뜻이었고, 만약 야곱과 리브가가 가만히 있었다면 장자권은 정말 에서에게 돌아가는 것이 물보듯 뻔한 사실이었다. 큰자가 어린자를 섬기겠다는 하나님의 말씀도 이룰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 만약에 야곱과 리브가가 가만히 있었다면 에서가 장자가 되고 하나님의 예언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결국 하나님은 능력없는 분이 되는 그런 “만약에”.

이런 상황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물어보신다.

끝까지 가봤어?

여기 끝까지 가봤던 수많은 사람중에 리브가의 가장 가까운 남편이요. 야곱이 의심했던 그의 아버지 이삭이 있다. 그는 끝까지 가본 장본인이요 그래서 누구보다 하나님을 잘 아는 사람이었다. 어쩌면 리브가가 이삭과 에서의 말을 들고있는 상황을 이삭은 알았을 수도 있다. 리브가가 들을 수 있을 만큼 큰소리로 말하는 이삭의 뜻을 읽지는 못했던 리브가. 

이삭은 리브가가 충분히 들을 만큼 큰 소리로 말했고 그 말을 듣고 리브가도 이삭이 경험했던 하나님을 만나기를 바랬던 것이 아닐까?

아브라함이 칼을 그의 가슴을 향해 내리꽂는 그 죽음 직전의 순간까지도 하나님의 약속을 믿었던 이삭이 자신의 아버지인데. 

이삭이 두 아들들과 아내에게 수없이 이야기 했을 모리아땅에서의 경험을 아들 야곱도 하길 바랬을 것이다. 

온전히 하나님이 약속하신 뜻을 이루시길, 인간의 눈이 아닌 하나님의 시선으로 바라보길 바랬던 이삭.

우리가 그렇게 만약에, 만약에, 만약에를 외치며 하나님의 능력을 한정짓던 부끄러운 순간들.

사자굴에 들어갈  것을 알면서도 창문을 열고 기도했던 다니엘처럼,

풀무불에 들어갈 것을 알면서도 절하지 않았던 다니엘의 세친구처럼,

죽으면 죽으리라 결심하고 왕앞에 나아갔던 에스더처럼,

하나님께 범죄하지 않겠다 결심하고 뛰쳐나온 요셉처럼

더이상 길이 없는 것 같은 막다른 곳까지 가 본 사람들의 증언을 수없이 들었음에도, 

이 확실한 사실들을 알면서도 “만약에”라는 가벼운 말을 했던 나를 돌아보면 한없이 부족한 믿음없는 죄인임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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