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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

나 여호와가 아니뇨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누가 사람의 입을 지었느뇨 누가 벙어리나 귀머거리나 눈 밝은 자나 소경이 되게 하였느뇨 나 여호와가 아니뇨”(출 4:11)

하나님께서 모세를 이스라엘 백성과 바로에게 보내는 과정은 참 지켜보기 안타까울 만큼 모세의 변명과 하나님의 설득 과정의 연속이다.
모세가 하나님을 만나는 때부터 하나님은 기이한 모습으로 모세에게 나타나셨다.
불타는 떨기나무,
뱀으로 변하는 지팡이,
손에 발병한 문둥병,
이 모든 것들은 모세를 설득하기 위한 하나님의 보증의 표현이요 함께 하겠다는 약속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감찰하시기 위해 직접 에굽에 내려오셔서 그들의 학대받음과 고통 가운데 울부짖음을 들으시고 구원하여 가나안으로 인도하시기 위해 모세를 사용하시기로 결심하셨다.

하지만 모세의 생각은 달랐다.
자신은 이미 양치는 사람이요, 약할대로 약해진 사람으로 40년 전 왕실에서 교육받으며 차기 바로가 될 능력있는 사람이 더 이상 아니라는 사실을 하나님께 어필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은 입이 뻣뻣하고 혀가 둔한 자이기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을 설득하는 일은 고사하고 바로를 설득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다른 사람을 보내라고 하나님께 말한다.
그 말에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이렇게 대답하신다. “누가 사람의 입을 지었느뇨 누가 벙어리나 귀머거리나 눈 밝은 자나 소경이 되게 하였느뇨 나 여호와가 아니뇨”(출 4:11)라고 말씀하신다.

나는 이 말씀을 읽으며 “하나님 말 실 수 하신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세상의 모든 벙어리나 귀머거리, 소경이 되게 하신 분이 여호와시라니.
책임 지실 수 있는 말씀인가?
뒷감당은 어떻게 하시려고 이런 말씀을 하시지?

나는 몇해전에 치질 수술을 하게 되었다.
나에게 있어서 치질은 100% 유전이라 생각했다.
아버지도 수술을 할 정도는 아니지만 가끔 힘들어 하셨기 때문이다.
내 형제중에 몇은 나와 같은 증상으로 힘들어 한다.
그러니 "이건 유전이다"라고 생각했다.
치질로 고생하며 아버지 탓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위 성경절대로라면 이건 하나님이 나로 치질에 걸리게 하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에 충분한 표현인 것이다.
내 아버지의 책임에서 하나님의 책임으로 넘어가게 되는 것이다.
내 죄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필요에 의해서 소경이 되고 벙어리가 되고 귀머거리가 되고 치질에 걸리고 암에 걸리고 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치질에 암까지 표현하는 건 좀 너무 나간 표현 같아서 오히려 인간으로써 죄스럽기까지 하다.

하나님은 왜 이런 표현을 하셨을까?
왜 인간의 죄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하나님이 하신 것이라 말씀하셨을까?
왜 책임을 본인에게 돌리신 것일까?

“누가 사람의 입을 지었느뇨 누가 벙어리나 귀머거리나 눈 밝은 자나 소경이 되게 하였느뇨 나 여호와가 아니뇨”
다시 읽어보니 감사한 표현이다.
부모님 책임도 아니고
내 책임도 아니고
하나님이 하신 일이라니.

세상을 창조하시고 나를 있게 하신 하나님께서 나의 고통도 책임져 주시겠다는 약속
반드시 보상해 주시겠다는 약속이 이 성경절에 강하게 표현되어 있음을 발견한다.

머리가 희끗한 80세 모세에게
거절 하고픈 100가지 이유를 늘어놓는 모세에게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시는 여호와 하나님께서 나의 입이 되어주시고 귀가 되어주시고
반드시 함께 하시겠다는 보증을 해주시는 하나님.
그런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의 표현.
“나 여호와가 아니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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