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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손은 손으로, 발은 발로

성경 출애굽기 21장 23~25절에 항상 의문이 있었다.

정말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되갚아 주라는 뜻인가?

용서하라고 하셨는데. 그런 하나님이라면 너무 사랑없는 분 아닌가?

오늘 이 의문에 대한 명쾌한 답을 주신 말씀이 있어 공유한다.

캐나다 토론토 교회 목사님이신 지상훈 목사님의 글 전문이다.

"그러나 다른 해가 있으면 갚되 생명은 생명으로,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손은 손으로, 발은 발로, 데운 것은 데움으로, 상하게 한 것은 상함으로, 때린 것은 때림으로 갚을 지니라" 출 21:23~25


본 구절은 종종 동태복수법(lex taliones)의 한 표현으로 여겨지곤 한다. 다시 말해서 자기에게 상해를 입힌 사람에게는 똑같거나 비등한 처벌을 가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이런 이해를 가진 사람들은 이 구절을 자신이 받은 고난과 고통을 상대방에게 그대로 되돌려주는 것에 대한 허락으로 받아들인다. 심지어 의도하지 않은 갑자스러운 사고에 의한 경우라도 똑같이 되갚아주려는 자신의 의도를 본 구절을 이용하여 정당화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이해는 성경이 보여주는 사랑과 자비의 하나님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용서와 은혜로 보이는 하나님의 성품과는 대조를 보인다. 따라서 일명, "눈은 눈으로, 이는 이"라고 알려진 이러한 하나님의 명령을 일종의 보복을 정당화 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대신에 하나님의 성품에 일치하고 동시에 하나님의 의도를 잘 보여주는 설명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먼저 이 명령이 주어졌던 정황과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출애굽기 21장은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주신 일종의 행정지침이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서로 다른 악행들을 나열하면서 그 모든 악행에는 합당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신다. 간단히 말하면, 형벌은 서로 다른 범죄에 알맞은 것이어야 하며, 죄에 대한 처벌은 언제나 공의로워야 한다는 지침을 주신 것이다. 이를 역으로 표현하면, 죄악의 처벌에는 부당함이 없어야 하며, 형벌은 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속도위반으로 징역 20년의 처벌과 같은 것은 공의롭지 못하며 또한 부당한 것이다. 이러한 과도한 처벌을 막기 위하여 하나님은 손해보다 더 심한 처벌은 반드시 피해야 함을 분명하게 하신 것이다. 결론적으로,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라는 표현은 이러한 배경 가운데 이해되어야 한다.

사실 당시 사회에서 이 법령은 동등한 사례에 대한 동등한 수준의 처벌을 당연시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형벌의 상한을 제한하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그러니까 "네가 당했던 고통만큼 상대방에게 그대로 복수하라"라는 뜻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지나친 과잉 보복을 막기 위해 "네가 당한 맘큼만 갚아야 한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 명령은 피해자를 향하여 "당한 만큼 마음껏 보복하라"고 허락하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를 필요 이상으로 과잉 처벌하지 말라"고 권하는 것이다. 즉 가해자를 과도한 보복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일종의 인권 보호를 위한 법이다.

이러한 이해는 예수님의 본 구절을 인용하시면서 말씀하신 마태복음 5장 38~42절을 살펴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 예수님은 여기서 해를 끼친 사람들에게 똑같은 해를 돌려주려고 하지 말라고 하실 뿐만 아니라 해를 불러온 사람을 처벌할 수 있는 권한과 권리까지도 포기할 것을 권하고 있다. 한 마디로, 예수님은 나에게 상해나 손해를 입힌 사람에게도 관대함과 은혜로움으로 대할 것을 제안한다.

결론적으로, 본 구절은 개인적인 상해나 손해의 문제에 있어서 보복을 합당화 하거나 복수를 정당화하기 위하여 주어진 것이 아니다. 대신에 본 구절은 과실이나 손실을 초래한 사람에 대한 처벌이 정당하고 공정하여야 함을 알려주시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본 구절은 개인적인 복수와 보복에 대한 면죄부로 사용될 수 없으며 또한 지나친 보응과 응징에 대한 정당성을 제공해 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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