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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

휴(休)[쉴 휴, 따뜻하게 할 후]

 

 
이번 여름휴가도 늘 그렇듯이 로 시작해서 비로 끝났다.
일 년에 한 번 있는 집사람 공식 휴가에 맞춰 휴가신청서를 작성하며 바라는 건 한 가지였다. 맑은 날!
휴가 갈 생각에 휴대폰 일기예보를 연신 바라보며 이미 시작된 장마가 비켜가기를 바라고 또 바랐다.
남원 부모님댁으로 출발하는 당일 약한 빗줄기를 피해 차에 짐을 싯고 이 정도로 내리는 라면 봐줄만 하다 생각하고
구리 톨게이트를 빠져나가는 순간, 와이퍼 속도를 최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집사람과 애들은 3차선 고속도로가 구리 톨게이트 입구쪽에오면 많아졌다가 톨게이트를 빠져나가면 다시 좁아진다며
이것 때문에 차량 속도도 줄고 사고도 많이 나는데 4차선으로 진입해서 그대로 4차선으로 빠져나가면
이런 일은 없을 거라며 투덜댄다.
다 비 때문이다.
공주쯤 가다가 무지개를 보며 모두가 멋지다, 예쁘다를 외쳤다.
바가지 엎어놓은 듯 동그랗게 솟은 무지개는 자동차를 따라 한참을 오다가 사라지고 다시 나타났다 사라지다를 반복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남원에 도착하니 가 그친다.
깊은 산도 아닌데 산을 휘감은 안개가 멋지다.
날도 좋고 주변에 핀 꽃이며 풀들을 사진에 담았다.
죽녹원
남원 부모님 집에 오면 꼭 가보고 싶었던 바로 그곳
담양에 있는 죽녹원은 차로 40분쯤 달리면 갈 수 있다.
가는 길에 멋진 메타세콰이어 길도 볼만하다.
남원에서 기대치 않은 맑은 휴가를 보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데 
천안쯤 왔을 때 다시 가 우리를 반겼다.
그렇게 이번 휴가는 로 시작해서 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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